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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 없는 디지털 그림이 무려 910억… 5000일 걸린 열정의 실물 미국의 디지털 아티스트 비플 NFT 미술 작품 중 최고가 기록 2023-09-22

“어떤 사람들은 ‘NFT 미술’이 끝났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삶을 즐겁게 만드는 디지털 아트를 ‘내 것’으로 소장하려는 경향은 더욱 강해질 것입니다.”

최근 서울에서 열린 블록체인 행사 ‘더 게이트웨이: 코리아’ 참석차 한국을 찾은 미국의 유명 디지털 아티스트 비플(본명 마이크 윈켈만·42)은 사진 촬영을 하려 하자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해학적인 표정을 지었다. 소셜미디어에서 수백만명의 팔로어를 보유한 그의 프로필 사진 역시 얼굴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유별나다. 작품은 더 신선하고 파격적이다. 그는 작품에 포켓몬스터, 토이스토리 등 대중문화와 정치인·기업인 등 유명인 이미지를 빌려와 가상의 세계를 그린다. 몸이 분해된 피카츄, 애벌레가 된 마크 저커버그 메타 회장 등 기괴한 느낌까지 주는 작품들로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다.

무엇보다 그는 ‘NFT(대체불가토큰) 미술의 거장’으로 잘 알려져 있다. 세계가 주목했던 NFT 미술 거래 ‘진기록’을 가졌기 때문. 그의 디지털 회화 작품 ‘Everydays: The First 5000 Days’는 지난 2021년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무려 약 6900만달러(약 910억원)에 팔렸다. 실물이 없는 디지털 작품 거래로 유례 없는 기록. NFT 미술이란 디지털 작품을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가상 토큰인 NFT로 만들어 ‘단 하나뿐인 원본’을 판매하는 방식이다. 디지털 작품은 복제가 쉽지만, 창작자의 원본 파일을 토큰에 담아 거래함으로써 원본과 소유권을 증명할 수 있게 했다. 비플의 그림이 고흐나 모네 같은 거장의 그림들만큼이나 거액에 팔린 이 사건은 디지털 아트의 새로운 장을 여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여겨졌다.

비플은 당시 경매에 대해 “저로서도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그 당시 크리스티 경매가 디지털 아트의 폭발적 성장과 관심의 증가를 일으켰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후 비플의 작품만큼 주목할 만한 거래가 없었고, 컬렉터나 비평가 층도 충분히 형성되지 않았다. 여전히 ‘사본을 쉽게 얻을 수 있는데 원본의 가치가 있을까’라는 의문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비플은 “미국에서 ‘야구 카드’는 누구나 복사할 수 있지만 야구 선수의 업적이 담긴 ‘원본’의 가치를 존중하기에 높은 가격에 거래된다”면서 “젊은 세대가 게임 아이템을 사듯 물리적으로 존재하지 않아도 충분히 가치를 인정하는 사회적 합의의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고 했다. NFT 미술은 가상화폐로 거래되고 있기 때문에 가상화폐 시장의 부침에도 영향을 받고 있다. 비플은 “NFT 미술은 시작된 지 2년밖에 되지 않았다. 정착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비플은 컴퓨터 공학을 전공했지만 그림을 그리고 싶은 열정에 웹 디자이너로 취직해 홀로 그림을 연습했다. 크리스티 경매에서 팔린 작품은 5000일 동안 매일 한 장씩 그린 그림을 이어 붙인 것이다. 그는 “제 작품이 조금씩 발전하는 과정이 담겨있다”고 했다.

비플이 작품에 대중문화 등 널리 알려진 소재를 이용하는 것은 세계의 많은 사람들을 즉각적으로 연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기존 미술에 반감은 없지만 디지털 아트는 대형 디스플레이를 이용하는 등 전시 방식에 따라 더욱더 강렬한 감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팩트블록과 nft now가 주최하고 팀 포지티브제로가 주관한 이번 행사에서 비플은 신작 ‘EVERYDAYS: 2022 COLLECTION’도 공개했다. 직육면체 두 개를 쌓은 형태의 조형물로 8개의 화면에 그의 디지털 회화 작품이 재생된다. “사람들에게서 ‘전혀 보지 못했던 새로운 것’이란 감탄을 이끌어내고 싶습니다. 제 작품이 사람들에게 준 영향은 세월이 판단하게 해줄 것입니다.”


Source: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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